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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Motor Show 2013


 여느때처럼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서울모터쇼는 올해 다른때보다는 조금 이른 3월 말에 시작됐다. 이번 서울모터쇼의 가장 큰 변화는 두 가지. 하나는 모터쇼문화가 좀 더 성숙됐다는 것, 그리고 전시관의 크기가 비약적으로 커졌다는 것이다. 그간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는 "모터쇼는 차와, 레이싱걸, 차를 찍는 사람, 레이싱걸을 찍는 사람들로 구성된다"는 공식이 각인돼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모터쇼를 보면 그 네 가지 요소들이 모터쇼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물씬 묻어나는 느낌이다. 평소보다 레이싱걸도 줄고, 차 외적으로 즐길 요소들도 늘어났을뿐더러 단순히 자동차가 아닌 기업의 미래상이나 기술을 전시하는 느낌이 강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자동차만을 홍보하기 보다는 "우리회사는 이런 차와 기술과 비전을 가진 회사입니다."라고 브랜드 자체를 홍보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방문객수로 세계 3대 모터쇼에 들어간다는 서울모터쇼. 이제 방문객 숫자 뿐만이 아닌 내용과 질의 측면에서도 제네바나 디트로이트같은 훌륭한 모터쇼의 반열에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며.. 사상 최대규모로 무려 2개의 동에서 진행됐던 2013 서울모터쇼 현장을 들여다 보자.






현대자동차는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모터쇼에서, 전 브랜드 중 최대규모로 자사의 자동차 포트폴리오와 컨셉카, 그리고 신기술들을 전시했다. 최근 론칭한 PYL은 따로 공간을 마련해 내 차인 헤이즐브라운 색 i30, 일반인들로 하여금 카림 라사드가 누군지 별로 궁금하게 만들지 못했던..i40, 그리고 무광 벨로스터 터보가 전시돼 있었다. 무엇보다 PYL을 구매하면 주는 열쇠고리의 박스가 구석에 있어서 반가웠다.





PYL 부스에는 스타렉스캠핑카도 전시돼 있었다. 이번 모터쇼의 특징이라면 유독 캠핑관련 에프터마켓부품이나 자동차들이 많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캠핑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아반떼 쿠페 모델도 눈에 띈다. 이 모델과 함께 i30 3도어 모델이 같이 전시되지 않은 것은 정말 아쉬운 점이었다. 세단 수요가 많은 한국 시장에서 기존의 아반떼가 아닌 이 모델을 살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튜익스 패키지를 조금 더 다양화 해서 아반떼 쿠페에 맞는 멋진 튜닝 파츠들을 제공한다면 성공을 거둘 것도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이번 모터쇼, 가장 주목받았던 주인공들 중 하나인 HND-9. 세그먼트를 보면 분명 제네시스쿠페의 후속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플루이딕스컬프쳐가 한층 정돈된 느낌이다. 버터플라이 도어가 적용되고 370 마력의 람다 터보 GDi가 탑재돼 고성능 럭셔리 쿠페를 지향하고 있다. 브렘보가 장착된 22인치 휠이 인상적이고, 롱후드/숏오버행이 아우디 A5나 BMW Z4를 연상시킨다. 언틋보면 이 오리가미같은 느낌이 렉서스의 최근 컨셉트카들과 비슷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렉서스가 여성스러웠다면 현대차는 좀 더 남성적인 조형언어를 사용한 것 같았다.















현대차는 차 이외에도 "미래관"을 별도로 마련해 21세기 중반에 펼쳐질 우주시대를 현대자동차와 연관지어 상상한 컨셉을 전시했다. 1인용 비행슈트, 로봇 굴삭기, 해양탐사로봇, 우주선 등의 컨셉을 재미있게 풀어 전시하고 있다. 




제네시스 프라다에 이어 에르메스와 협업한 에쿠스 에르메스도 볼 수 있다. A필러의 다크브라운컬러가 루프를따라 C필러까지 이어지는 디자인이 상당히 고풍스러웠다.






 미니의 부스에서는 새로운 컨셉이 나온다든지, DJ퍼포먼스가 벌어진다든지 하는 등의 이전과 같은 눈길을 끌만한 요소는 없었다. 컨트리맨으로 덩치를 키운 미니는 여타 브랜드들과 같이 컨트리맨 캠핑카 튜닝모델도 전시하고 있다. 그 외에도 현장에서 직접 미니 아트카 제작 퍼포먼스를 보이는 등의 볼거리가 있었지만, 매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왜일까? 미니가 이제 더이상 미니(자동차)스럽게 미니(작은)한 느낌이 들지 않아서 인지도...




BMW 부스는 미니 옆에 나란히 자리잡고 있었다. 눈여겨 볼 모델은 3시리즈 투어링, i8, 그리고 아름다운 4시리즈 쿠페 컨셉. i8과 더불어 최근 언론플레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소형 전기차 컨셉이 전시되지 않은 점은 서울모터쇼의 수준을 느끼게 해 준 점이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수입차 판매 1위의 기염을 토하고 있는 브랜드 답게 정말 다양한 모델을 전시해 놨다.

















토요타의 전시부스는 생각만큼 볼거리가 풍성하진 않았다. 한국시장에 내놓은 모델이 다양하지 않은 탓이겠지만... 눈여겨 볼 모델은 신형 프리우스 PHV, FJ크루저, 물고기를 닮은 FT-Bh컨셉, 그리고 그 이니셜D를 떠올리게 하는 토요타86.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관련 주요 특허 기술의 독점기한이 만료돼가는 이 시점에서, 토요타는 또 어떤 방식의 하이브리드를 선보일지 궁금하게 만들었던 모터쇼였던 만큼, FT-Bh(Future Toyota B-segment hybrid)컨셉과 렉서스의 LF-LC컨셉, 그리고 신형 프리우스를 전시해 하이브리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토요타가 진짜 하이브리드 끝판왕이 되겠다는 자부심을 드러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토요타의 행보를 보면 정말 질투가 날 정도로 좋은 아웃풋을 내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 엄청난 자연재해와 엔고를 극복하고 2012년 900만대를 훌쩍넘겨 다시 GM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아베노믹스라는 순풍까지 맞고 있는 상황에서.. 토요타는 그야말로 천금같은 '기회'를 살리려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체 무슨말을 하는지 모르겠었던 L피네스라는 디자인언어가 LF-CC로 시작해 한층 정리되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는 아예 금형으로 찍어내듯이 컨셉카를 쏟아내고 있는 것을 보면 얼마나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번 서울모터쇼에서는 그 컨셉카들 모두를 볼 수는 없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LF-LC의 모습과 함께 LF-CC의 DNA를 충분히 살려낸 신형 IS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참, 그리고...실제로 본 LFA는 정말....못 생겼다.......



















이번 서울 모터쇼에서 어울림모터스는 스피라의 신형 모델들을 선두로 내세웠다. Corean Tiger라는 의미의 "크레지티"는 디테일 곳곳에서 한국적인 요소를 찾을 수 있어 재밌었다. 특히 스피라의 롱휠베이스 버전인 뱅가리는 롤스로이스처럼열리는 수어사이드도어를 채택했고, 무려 5m60cm라는 엄청난 길이의 휠베이스를 자랑한다. 다행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스피라 뱅가리는 늘어난 휠베이스에 비해 전고는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수어사이드도어를 채택함으로서 얻는 승하강성은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행사장의 레이싱걸이 뒷좌석 의자에 앉아 포즈를 취하려다 불편해서 포기했던 장면이 지금도 눈에 아른거린다. 어쨌든 스피라는 차츰 커가고 있는 회사이고, 더군다나 우리나라 유일의 수제슈퍼카를 만드는 회사이니 앞으로의 발전에 기대감을 실어주고 싶다.








다른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닛산과 인피니티도 친환경을 필두로 내세우고 있었다. 그 중 가장 시선을 끄는 자동차는, 닛산 리프에서 얻은 노하우를 인피니티 에센스에 그대로 이식해 놓은 것 같은 차. 바로 인피니티 LE컨셉이다. 단순하게 유광재질이 아니라 할머니 금반지, 은반지 같은 느낌의 적당한 광을 내도록 질감을 연출했고 재빠른 해양생물같은 디자인에 바이올렛 조명을 비추면서 인피니티만의 신비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인피니티는 제발..FX같은 디자인 하지말고 이런 멋진 디자인에만 좀 전념해 줬으면 좋겠다.















마세라티는 부산모터쇼에서의 포트폴리오와 같은 구성을 보였다. 그 당시와 다른거라곤 아예 부스에 울타리를 쳤다는 점이다.... 울타리를 쳐서 아예 접근조차 막아버리면 그게 럭셔리함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외국 바이어들로 보이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들락날락 거리는 모습을 보고서 참....이 회사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정말 잘 꿰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레이싱걸에 열광하는 관중들에게 럭셔리를 어필하려면 울타리가 최고지!!;;;;; 냉혹하면서도 머리좋은 넘들.. 뭐, 정말 아쉬운 점이라면 음악가들을 개발에 투입시켜 튠한 그 엔진 소리를 안들려 준다는 점이었다. 그런점에서 보면 머리가 좋은게 아닌것 같기도...; 그냥 중립기어에 놓고 악셀페달 한 번만 밟아주면 우르릉 천둥소리에 관중들이 사랑에 빠지게 만들 수 있을텐데..








이번 모터쇼에서 쌍용차는 현대기아차나 쉐보레, 르노삼성 부스 못지않은 규모의 전시장을 선보였다. 코란도C와 코란도투리스모의 다양한 드레스업 버전을 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새로운 럭셔리SUV의 컨셉트를 만날 수 있었다. 









다음은 프랑스 감성이 물씬 풍기다 못해 고집마저 느껴지는 PSA그룹의 푸조와 시트로엥이다. 최근에 본사건물을 매각할 정도로 재정상태가 악화됐지만, 절대로 이 두 회사는 "프랑스적인게 세계적인것이다."라는 고집을 꺾지 않는 듯 하다. 예전 한국시장에서 푸조의 큰 마크는 세련됨의 상징 중 하나였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한국 자동차 사회도 성숙됐다. 한국 시장에서 더 저렴하고 타기 편한 차들이 많아졌다는 증거이지 않나 싶다.









기아자동차는 이번에도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컨셉카를 선보였다. 하이브리드 대형 CUV 컨셉인 "크로스 GT"와 소형 4도어 쿠페 "캅(CUB)"컨셉이 바로 그것이다. 캅 컨셉은 색깔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모든 택시를 캅 컨셉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기아차는 이 외에도 신형 카렌스와 K3의 유럽형 5도어 버전, M넷과 협업한듯한 레이 튜닝카, 그리고 남양연구소 R&D페스티벌의 재미있는 성과물들을 전시했다.





















다음은 포르쉐. 포르쉐는 말이 필요없다. 그냥 포르쉐다. 서울모터쇼에서 포르쉐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차. 이번모터쇼에서는 케이맨을 필두로 내세웠다.














아우디 부스에서는 정말 다양한 A8의 파생 모델을 만나볼 수 있다. Euro Car Body에 2위에 입상한 A3같은 소형모델보다는 대형, 고급 모델의 전시에 초점을 맞춘것 같았다. 마치 폭스바겐 그룹은 이번 모터쇼에서 각자가 맞은 분야가 있고 각 브랜드들이 그 범위가 오버랩되지 않게 고심한 것 처럼 보였다.











그 외에도 아우디의 부스에서는 그 유명한 Type C 모델의 모형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아우토 유니온 시절의 전설을 만들었던 주인공. 좀처럼 갖기 힘든 역사에 대한 자부심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폭스바겐은 이번 모터쇼에서 자부심이 대단하다. 왜냐하면 World Car of the Year를 수상한 것도 모자랄 만큼 훌륭하게 만든 골프7이 있었기 때문이다. 퍼포먼스, 경량화, 연비, 디자인, 인지도...모든 측면에서 이 차를 따라올 동일 세그먼트의 차량은 아직까진 없다.... C세그 해치백의 교과서와 같은 모델, The new Golf 7.












벤츠의 부스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모델은 바로 G클래스! 예전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한 투박한 모습이 처음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클래식카와 같은 인상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G클래스는 예전 모습 그대로의 G클래스가 진정한 G클래스라고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 같다. 여기저기 디테일들을 봐도 도저히 최신 디자인과 부합하지 않는 모습이 고집스러워 보이기까지 하지만, 그 모습이 너무 멋지다. 이 어마어마한 G클래스는 최근 개봉한 '다이하드5;굿데이투다이'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벤츠는 그 이외에도 SLS AMG와 소형차 시장에 진출하는 첫번째 모델인 A클래스, 그리고 컨셉카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웠던 신형 CLA와 CLS 슈팅브레이크도 전시하고 있다. 서울모터쇼에 참가하는 브랜드들 중에 가장 최신의 모델을 많이 공개하는 적극성을 보여줬던 회사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안전의 볼보다. 볼보는 그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안전"을 강조하는 전시색을 보여줬다. 인상적이었던 보행자보호 에어백. 충돌이 일어났을때, 후드 힌지부분의 엑츄에이터가 후드를 들어줌과 동시에 에어백을 외부에 전개해 차에 부딪히는 사람까지도 보호한다는 개념이다. 비단 볼보에만 적용된 기술은 아니지만, 볼보만이 이번 모터쇼에서 그 컨셉을 자신있게 보여줬다.









캐딜락은 신형 CTS와 ATS를 전시했다. 새로운 컨셉카는 만나볼 수 없었지만, BMW3시리즈와 아우디 A5를 꺾겠다고 말하며 등장한 ATS를 실제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시승기를 보면 제원에 비해 성능은 약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하던데... 한 번쯤 시승해 보고 싶다.










이번 모터쇼에서 쉐보레는 자동차 자체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이벤트나 체험행사등을 통해서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려는 의지가 강했던 것 같다. 달리기 이벤트나 레이싱게임기 체험 같은 여러 즐길거리들을 다양화 해 관객들로 하여금 이번에 전시된 콜벳이 스팅레이가 아니라 구형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게 하려는 속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봤다...;; 그리고 쉐보레 부스에서도 캠핑관련 전시를 볼 수 있었는데, 확실히 우리나라의 캠핑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라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재규어의 부스에서는 E타입의 DNA를 계승해 40년만에 등장한 2인승 컨버터블 모델인 F타입이 전시돼 있었다. 눈여겨 볼 점은 차체를 알루미늄으로 만들고 리벳본딩방식으로 체결해 200kg가량 감량을 하면서도 강성을 30%나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F타입은 V6 3.0리터 수퍼차저 엔진을 장착하고 340마력의 기본형 F-type, 380마력의 F-type S, 그리고 무려 5.0리터 V8 수퍼차저 엔진의 F-type V8 S의 총 3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돼 있다.












르노삼성의 부스에서 눈여겨 볼 모델은, 지난 2012 부산모터쇼에서 볼 수 있었던 캡쳐(CAPTURE) 컨셉트를 계승한 QM3다. 소형 SUV의 도입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충분히 보일만큼 잘빠진 디자인의 SUV모델인 것 같다.








이 외에도 현대자동차는 상용에 대한 강한 포부를 현대 상용 엑시언트를 통해 드러내고 있었다. 25톤 급의 무지막지한 크기, 상용은 잘 모르는 분야이지만, 분명 연구원들의 엄청난 노력과 고통이 느껴질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차였다. 현대차가 만드는 상용차가 앞으로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그간 현대차의 성공적인 행보가 상용차 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안착될지 궁금해진다.






Posted by designeer shyfrag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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