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05'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04.05 당신은 자동차 회사가 왜 리콜을 한다고 생각하나요? (1)




 한 자동차 회사의 면접장. 다들 진지한 태도로 임하는 가운데, 한 지원자가 면접관으로부터 이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 "자동차 회사가 막대한 비용부담을 감수하면서도 리콜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긴장되는 상황에서 그 지원자는 꽤 대답을 잘 한 것 같았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리콜 실시를 통한 기업의 이미지 개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 리콜을 실시하지 않았을 때 절약되는 비용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아마 면접관도 이렇게 대답해 주길 원했을 것이다. 지원자 자신이 사회적 기업을 옹호한다는 도덕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도 공리주의에 입각한 비용 산출 방식이 객관성도 보장하는 것 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이게 정답일까? 나는 내 방식대로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보기로 했다. 


 최근까지도 많은 기업들이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에 따른 경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자기애와 개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이런 공리주의는 도덕적 가치와 많은 부분에서 충돌을 일으킨다.자동차 회사도 마찬가지이다. 쇠냄새 풀풀 풍기는 자동차 회사의 공리주의적 경영과 도덕적 책임과의 옳고 그름을 물을때 이런 예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이 예는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발췌한 것이다.


 1970년 미국의 포드 자동차의 인기모델이었던 소형치 핀토의 예를 들어 보자. 이 차는 연료탱크가 차 뒷쪽에 있어서, 이 차를 뒤에서 들이받으면 쉽게 폭발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때문에 500명 이상이 사망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화상을 입었다. 결국 핀토의 한 차주가 포드에 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과정에서 포드자동차의 엔지니어들이 연료탱크로 인한 폭발 위험성을 알고서도 기술적인 안전장치를 구비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이유는, 이미 팔린 자동차에 안전장치를 부착하는 비용이 안전장치를 부착하지 않음으로서 얻어지는 이익보다 크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배심원들과 대중들은 이 사실에 격분했다. 곧바로 법원은 1억 2500만 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격분한 사람들은 포드자동차가 생명의 가치는 계산하지 않았다는 데서 격분한 것일까? 아니다. 포드자동차는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가 교통사고 사망에 따른 사망자 1인당 20만 달러의 비용 손실이 발생한다는 결론을 참고했고, 공리주의에 입각해 안전장치를 달지 않는 비용이 더 크다는 계산을 했다. 사람들이 격분하는 것은, 생명의 가치를 계산을 하지 않단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그것을 계산했다는 것 때문이었다.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공리주의자들은 이런식으로 이 내용에 조언을 더할 수 있다. 회사의 좋은 이미지 형성을 위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이익이 될 수 있다고. 그리고 사람들은 이 말에 잘 속아 넘어간다. 이 말은 공리주의에 위배되지도 않을 뿐더러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의 좋은 이미지 형성"을 계산하는 것이 가능한가? 이 역시 생명과 같은 도덕적 경험에서 오는 무형의 가치를 계산했다는 점에서 잘못된 것이지 않은가? 


 기업의 도덕적인 윤리에 대한 얘기를 할 때 우리는 흔히 위와같은 함정에 빠진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옹호하면 장기적으로 사회가 행복해진다고 믿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자동차 회사의 면접에서도 흔히 묻는 그 질문의 경우를 보자. "우리 회사의 자동차가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리콜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앞서 말했듯이 면접관들은 이렇게 대답해 주길 원한다. "장기적으로 봤을때, 기업의 이미지 개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 리콜을 실시하지 않았을 때 절약되는 비용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나는 공리주의를 옹호하지 않는다. 공리주의란 모든 가치를 동등한 저울로 잴 수 있다는 전제하에 그것의 옳음이 성립된다. 하지만, 모든 가치는 하나의 저울로 계량할 수 없는것이고, 개개인이 느끼는 여러 행복과 쾌락의 질적인 차이는 동등할 수 없다. 그래서 미래에 기업 이미지 개선이 주는 이익이 전체 사회가 느끼는 쾌락의 양을 향상시킬것이라는 공리주의적 답변은, 분명 잘 못된 것이다. 이는 리콜을 실시해 사회적 기업의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는 말을 완벽하게 보장하지는 못한다. 리콜을 하는 것은 그저 그것이 원칙적으로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이 좋은일 하면서 비용 운운하지 않았으면 한다. 옳고 그름은 돈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굳이 옳은 일을 하는 것에 대해 공리주의를 가져다 붙이지는 말자. 

Posted by designeer shyfragranc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tood-re.tistory.com BlogIcon 먹튀 검증 2018.07.25 17: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