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3.30 "사랑이 뭐니?"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1)

랑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하기만큼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나로선 사랑만큼의 가치를 지닌 어떤 것이 과연 있는지도 의문이거니와, '사랑은 어떤 것이다.'라고 명확하게 해답을 내리는 것은 인간으로서 벅차기만 한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사랑에 대해 넌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어봤을때, 아무 느낌도 받지 않을 "사람"은 아마 없지 않나 싶다.

 이 같이 물었을때, "나는 사랑따위는 믿지 않는다"라고 말하곤 하는 냉소적인 사람도 속으로는 어떤 것이 쿡쿡 찌르느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것이 역겹다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그 역겨움 때문에 사랑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누구라도 움찔하게 만드는 이 감정,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어떤 것일까?

객관적인 답을 내리기 위해서는 과학에서 떠들어대는 사랑의 모습에 대해 얘기해야되지만,

그렇게만 하기에는 내가 생각하는, 아니 내가 꿈꾸는 사랑은 너무 추상적이고 초자연적이다.

광범위해서, 위대해서 단어로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러기에 나는 사랑은 주관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흔히들 사람들은 사랑을 시작하면 완벽해짐을 느낀다. 초라하고 바보인 자신의 모습을 바꿔주는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많은 친구들은 연인들을 보며, '아, 외롭다. 나도 연애를 해보고 싶어.', '요즘 살기가 너무 힘들어. 나를 잡아줄 애인이 필요해.'라는 둥의 생각을 갖고 있다. 물론, 나도 가끔씩 그런 생각을 한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드는 고독감과, 원인을 알 수 없던 분노에 치를 떨면서.... 결국 찾은 해답이 애인의 부재라고 스스로 인정하곤 하니까 말이다.....

 이렇게 우리들은 사랑을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왜 외로울때나, 아름다운 것을 볼 때 사랑하고 싶어지는 걸까?

 

 "김경"의 [뷰티풀 마인드]라는, 내 생애 최고로 과감했던 책을 보면, 남자의 근원적인 결핍은 바로 여성성이라고 말한다. 다분히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작가의 성격덕분에 여성의 결핍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내 생각에는 여성의 근원적인 결핍 또한 바로 남성성인 것 같다. 그래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것이지 않을까? 통계적으로 한 사람은 자신의 유전적인 결함을 가장 잘 보완해주는 대칭적인 인간과 사랑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 것도 사실이니, 이런 내 생각은 맞다는 쪽에 힘이 실리는 것 같다. 인간은 완벽해 지려는 성향이 있다. 존재의 불완전성, 그리고 인간 본연의 완벽으로의 욕구. 이 두가지가 교묘히 결합되면서 사람은 이성을 취한다. 하지만, 이런 것은 사랑이 아니지 싶다. 정확히 말해 이것은 내가 꿈꾸는, 인정하고 싶은 사랑의 모습이 아니다. 이건 단순히 인간의 본능적인 생물학적 기저라고 하고 싶다.

 

 사랑이 인간의 불완전성에 기인한다고 여기고 사랑을 시작할 때, 그것은 이미 맛있는 참치 통조림에 유통기한을 찍는 꼴이 돼버리고 만다. 아니, 통조림을 아예 열어놓고 보관하는 꼴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사랑. 죽음에 이르는 가장 큰 병인 고독과 권태를 이겨내는 최고의 방법.

 물론 나도 인정하지만, 사랑을 권태를 이기는 어떤 자극성의 취미활동 정도로 치부해 버리는 느낌이 나서 싫다. 부족(lack)과 권태(wariness) 혹은 정신적, 육체적인 피로를 극복하고 완벽감과 상쾌함을 얻기위해 사랑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수단으로 여기면 여길수록 까발려버린 참치 통조림은 빨리 상한다.





 뭐랄까... 유통기한 얘기를 해버려서 말인데... 갑자기 화가 치민다. 예전에 이런 사람이 있었다. TV다큐에서 사랑의 유통기한이 1년 8개월이라는 내용을 봤다며,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정때문에 만나는 거라고 말하는 그런 사람. 나도 그 다큐를 봤지만, 애초부터 그런 말은 믿지 않았다. 그럼 유통기한이 있으니까 1년 8개월 뒤엔 끝내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야한다? 그러려면 왜 정따위를 운운하면서 만나려고 하는 건가....아니, 도대체 그 얘기를 왜 믿는건가? 물론 과학적으로는 완벽히 맞는 말이지만 말이다.

 

 

 

 과학적으로 사랑은 3개의 단계로 구분된다. 첫번째 단계가 갈망, 두번째가 끌림, 그리고 마지막은 애착이다.

각 단계에는 호르몬이 관여한다고 보는데 결론을 말하면 인간은 호르몬에 의해 사랑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멋지고 예쁘다고 생각하는 이성을 만났을때보다 조금 덜 멋지고 예쁘더라도 끌리는 이성을 만났을때 결혼에 대한 생각을 갖는 것은 예쁜 이성을 구분하는 신체기관과 사랑을 구분하는 기관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갈망의 단계에서 우리는 각 성별에 해당하는 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아 충동적인 자극을 경험한다. 성적 갈망이 폭발하는 단계다. 성적인 욕구만으로 가득찬 이 단계는 결코 사랑이라고 할 수 없는 그런 단계다. 그 다음으로 찾아오는 끌림의 단계에선 흔히들 말하는 도파민, 그리고 세로토닌과 아드레날린(노레피네프린)이 관여해 쾌감을 느끼게 한다. 각각은 신경전달물질일 뿐이지만, 과다분비 됐을때 마약을 먹는것과 같은 기저를 보인다. 사랑하면 마약을 먹는것과 같은 작용이 우리몸에서 일어난다. 이들 호르몬이 부족하면 우리는 우울증을 겪는데, 과학적으로는 사랑하고 싶다라는 말을 늘어놓는 사람은 이런 상태의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애착의 단계에선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 관여해 결합력과 애착관계를 돈독히 하는 역할을 한다. 아가페적인 사랑이 바로 여기서 나온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이들 호르몬의 농도가 짙게 유지되는 기간이 약 1년 8개월이라고 말한다.

 

 확실히 영원한 사랑은 없다. 하지만 사랑은 영원하진 않아도 변할 수는 있다. 사랑의 대상을 바꾼다든지, 결혼을 한다든지 해서 말이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그러지 않는가? 매일 아침 먹던 시리얼의 브랜드를 바꾸듯이 사랑하는 사람을 갈아치우고 말이다....!! 조금만 맛에 질리면 더 맛있어 보이는 다른 브랜드로 갈아타는 식으로.... 대학교 앞에 술집이 즐비한 거리를 거닐면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에 흠뻑 젹셔져서 원나잇을 즐기는 바보들을 쉽게 볼 수가 있다. 어쩌자고 세상을 그렇게 사는 것인지 모르겠다.

 소모적인 느낌을 즐기는 것인가?

 아니면 진정한 사랑에 목말라 어쩔줄 모르고 일단 싸질러놓고 보자고 생각하는 것일까??

 

 하지만 내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때, 바꾼 시리얼은 항상 맛이 없기 마련이다.

 새로 바꾼 시리얼의 맛이 없어서 다시 원래 먹던 시리얼을 먹으면 차라리 양반이겠지만,

문제는 요새는 시리얼 말고도 더 맛있어 보이는 과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덕분에 요새 젊은 사람들은 사랑 자체를 하찮은 것으로 보는 경향이 짙다.




 ,...... 나의 경우엔.......,

나는 예전에 사랑했던 사람들을 결코 잊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각자가 누구와도 대체될 수 없는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Before Sunset에서 셀린이 제시에게 "나는 9년전에 너와 기차역에서 헤어질때 불에 타는 듯이 보였던 네 턱수염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라고 하듯이 말이다. 내가 사랑했던, 나에게 사랑을 줬던 모든 사람들은 내게 어떤 의미를 남기고 갔다. 그것이 좋은 추억이됐든, 아픈 상처가 됐든....

 지금 내가 꿈꾸는 사랑은 솔직히 뭔지 잘 모르겠다. 단어로 사랑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 일인 것 같다.

나는 사랑을 한다면, 과일나무를 키우듯이 하고싶다. 유통기한? 그런게 따로있나? 계절이 흐르듯 자연스러운 몰입을 할 수 있는 사랑이 바로 지금의 내가 꿈꾸는 사랑이다.

Posted by designeer shyfragranc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3652.regionalsgateway.com BlogIcon ghd 2013.07.13 11:07 Address Modify/Delete Reply

    희미한 달빛이 샘물 위에 떠있으면,나는 너를 생각한다.